교대근무 중 뇌출혈, 산재로 인정될까

COLUMN · 산재

작성 2026. 11. 3. | 로엘법무법인 이정민 변호사

밤낮을 바꿔 일하던 가족이 야간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는데, 근무시간이 기준에 못 미친다며 유족급여가 거절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 52시간을 넘지 않았다면 교대근무의 부담은 산재 판단에서 빠지는 것일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약 12년간 주·야간 교대근무를 한 근로자의 뇌출혈 사망에 대해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이 교대근무와 야간근무를 어떻게 평가했는지 정리합니다.

Q. 교대근무를 오래 하다 뇌출혈로 사망했는데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이 안 되면 산재가 안 되나요?

근무시간이 주 52시간에 못 미친다는 이유만으로 산재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4두40400 판결은 교대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 높은 육체적 강도 같은 부담 요인이 겹쳐 있다면 업무와 질병의 관련성이 커진다고 보았습니다. 장기간의 교대근무가 고혈압을 거쳐 뇌출혈에 이르렀을 가능성도 함께 따져야 한다는 취지입니다.

야간근무 중 쓰러진 시설관리 근로자, 어떤 사건이었나

판결문에 따르면 망인은 서울의 한 호텔 시설팀에서 보일러 운전관리와 시설 수리를 맡으며 주·야간 교대근무를 했습니다. 2019년 4월 야간근무 중 새벽에 지하 기계실 사무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숨졌고, 사인은 비외상성 뇌실질내출혈이었습니다.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불승인 처분에 불복해 소송을 냈습니다.

원심인 서울고등법원은 발병 전 1주일 업무시간이 30% 이상 늘어난 점과 생체리듬 이상의 개연성은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계획표대로 교대했고 야간근무 뒤 휴식이 충분했으며, 업무시간이 고시의 만성 과로 기준에 못 미친다는 등의 이유로 상당인과관계를 부정했습니다.

쟁점원심대법원
교대근무계획표대로 근무
휴식 충분
실제로는 불규칙
약 12년 누적
작업환경건강에 영향 줄
정도 아님
소음·유해물질
장기 노출
업무시간만성 과로 기준 미달52시간 미달이어도
가중요인 복합 시 관련성 증가
결론상당인과관계 부정인정할 소지 있음
파기환송(서울고등법원)

대법원은 교대·야간근무 자체를 발병 요인으로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주·야간 교대근무가 수면 부족과 생체리듬 혼란으로 질병의 발병·악화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 널리 알려져 있다고 보았습니다.

판단의 핵심은 혈압이었습니다. 판결문은 고혈압을 뇌실질내출혈의 주요 원인으로 들고, 야간근무를 하면 밤 시간 혈압이 높게 유지돼 뇌혈관 질환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들을 언급했습니다. 망인의 건강검진 혈압은 2014년 정상이었다가 2017년 고혈압 1단계까지 올랐는데, 대법원은 이 변화가 오랜 교대근무와 관련 있다고 추단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교대근무 기간은 이전 직장까지 합쳐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여러 사업장을 옮겨 다닌 근로자는 모든 사업장의 업무를 판단 자료로 삼아야 한다는 법리에 따라, 이전 직장의 교대근무까지 더해 약 12년으로 보았습니다.

주 52시간에 못 미쳐도 업무관련성은 커질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적용된 고용노동부 고시(제2017-117호)가 법원을 구속하지 않는 행정규칙이라고 보았습니다. 고시의 시간 기준에 못 미친다는 사정만으로 판단을 끝낼 수 없고, 근무형태·수면시간·작업환경·연령 등을 종합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망인은 햇빛이 들지 않는 지하 3층 기계실에서 소음과 분진, 용접 연기 등에 노출되며 일했고, 좁은 공간에서 수리하다 다치는 일도 잦았습니다. 대법원은 교대제 업무, 유해한 작업환경, 육체적 강도가 높은 업무가 복합적으로 존재하므로 발병 전 12주 동안 주 평균 52시간에 못 미쳐도 관련성이 증가한다고 보았습니다.

체격을 이유로 한 반론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망인은 키 약 180cm에 체중 88kg이었지만, 대법원은 신장과 체중만으로 뇌출혈을 일으킬 건강상태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평소 정상적으로 근무하며 운동으로 건강을 관리했고, 고시가 기존의 '건강상태' 고려 항목을 삭제한 개정 경위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교대근무 근로자와 유족이 챙길 것

교대근무자의 뇌혈관 질환 사건에서는 실제 근무표가 핵심 자료입니다. 이 사건에서도 대법원은 원칙상의 근무형태가 아니라 사망 전 12주의 실제 근무 내역을 보고 불규칙성을 인정했습니다. 필자가 산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회사의 계획표와 실제 출퇴근 기록이 다른 경우를 자주 봅니다. 출입 기록과 동료 진술로 실제 근무를 재구성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필자 해설).

이 판결이 혈압 변화의 흐름을 교대근무와 연결한 만큼 연도별 건강검진 기록도 모아 두어야 합니다. 2026. 9.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확인한 현행 고용노동부고시 제2026-14호도 교대제 업무를 업무부담 가중요인으로 들고,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 사이 야간근무는 주간근무의 30%를 가산해 업무시간을 계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시간 기준은 만성 과로의 기준은 주 60시간입니다에서 다뤘습니다.

기한도 확인해야 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112조 제1항은 유족급여와 장례비를 받을 권리를 5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정합니다. 이미 불승인 처분을 받았다면 불복 절차는 산재 불승인을 받았을 때 남는 세 단계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만 이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대법원도 인과관계를 '인정할 소지가 있다'고 본 것이어서, 교대근무 사실만으로 산재가 곧바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대법원은 장기간의 주·야간 교대근무 자체를 질병의 발병·악화 요인으로 평가했습니다. 둘째, 주 52시간에 못 미쳐도 교대제·유해 환경·육체적 부담이 겹치면 업무관련성이 커집니다. 셋째, 실제 근무표와 연도별 건강검진 기록이 판단의 중심 자료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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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4두40400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제37조·제62조·제71조·제112조 [시행 2026. 7. 1., 법률 제21375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고용노동부고시 제2026-14호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 및 근골격계 질병의 업무상 질병 인정 여부 결정에 필요한 사항」 [시행 2026. 2. 23.]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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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부천 근무)
산재·노동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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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판례속보 공개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근로자와 유족, 사업장은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현행 고시는 2026. 9. 확인 기준이며 이후 개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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