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 소송에 낸 외국 판결문, 진짜로 인정될까

COLUMN · 행정 / 난민

작성 2026. 11. 3. | 로엘법무법인 편지희 변호사

난민 신청자가 본국에서 받은 형사판결문을 증거로 냈는데, 우리 대사관이 그 진위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회신했다면 그 판결문은 증거로 쓸 수 없을까요.

대법원은 2026년 10월, 이집트 국적 난민 신청자가 낸 본국 판결문의 진정성립을 부정한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이 판결로 외국 공문서가 진짜로 인정되는 기준과 준비할 점을 정리합니다.

Q. 난민 소송에서 본국 형사판결문을 냈는데 대사관 확인을 받지 못했다면 증거로 인정받을 수 없나요?

대사관 확인이 없더라도 다른 사정을 종합해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 대법원 판단입니다. 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5두35271 판결은 공관 인증은 바람직한 방법일 뿐이고, 문서의 형식과 내용, 입수 경위, 신청자 진술과의 부합 여부를 더 심리했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 판결은 난민 해당 여부까지 판단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집트 판결문 두 건, 원심은 왜 믿지 않았나

판결문에 따르면 원고는 이집트 국적으로 2018년 7월 인천공항에 도착해 난민인정 신청을 했습니다. 출입국·외국인청장은 2022년 2월 박해를 받을 충분한 근거가 있는 공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난민불인정결정을 했고, 법무부장관도 2024년 8월 이의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원고가 낸 핵심 증거는 본국 형사판결문 두 건이었습니다. 하나는 화염병으로 시의회 차량을 손상했다는 혐의로 징역 15년을, 다른 하나는 폭발물로 전력선을 손상했다는 혐의로 궐석재판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내용이었습니다. 원심은 이 판결문들의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쟁점원심대법원
판결문 진정성립인정할 수 없음직무상 작성으로 볼 여지
추가 심리 필요
형식·입수 경위고려하지 않음종합하면 직무상 작성
가능성 상당
난민 요건충족 어렵다고 봄판단하지 않음
결론처분 적법(1심 유지)파기환송
(서울고등법원)

외국 공문서도 형식과 취지가 맞으면 진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외국 공공기관이 만든 문서도 국내 공문서처럼 진정성립 추정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법」 제356조 제1항은 작성 방식과 취지로 보아 공무원이 직무상 작성한 문서를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하고, 제3항은 이를 외국 공공기관이 작성한 문서에 준용합니다. 행정소송에도 민사소송법이 준용됩니다(「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필자 대조).

대법원은 기존 판례(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두14269 판결)에 따라, 문서 방식이 외관상 외국 공공기관의 작성 방식에 맞고 취지상 그 기관이 직무상 작성한 것으로 인정되면 추정이 생긴다고 정리했습니다. 이 판례는 증거를 구하기 어려운 난민신청자의 외국 공문서라면 엄격한 증명까지 요구되지는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그 나라에 있는 우리 공관의 인증이나 확인은 바람직한 방법일 뿐, 법원은 다른 증거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해 진정성립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6. 12. 15. 선고 2016다205373 판결 참조).

대사관 확인이 막혔다면 다른 사정을 모아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 판결문들은 형식과 내용 모두 판결문의 기본을 갖췄다고 평가됐습니다. 대법원은 혐의사실·적용법조·증거 요지가 모순 없이 기재돼 있고, 첫 번째 판결문의 사건번호가 원고가 함께 낸 공소장의 사건번호와 같으며, 재판장 이름과 원본과 같다는 수기 확인이 있다는 점을 들었습니다.

대사관 확인이 불가능해진 사정도 고려됐습니다. 주이집트 대사관은 종래 현지 법원 등을 방문해 진위를 확인했지만, 2022년 2월 주재국이 정식 외교통로를 요구한 이후로는 확인할 방법이 없다고 회신하고 있습니다. 대법원은 이런 상황에서 국제인권 비정부기구의 판결문 아카이브에서 확인된다는 사정을 제한적이나마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 심리해 볼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 밖에 진정성립이 인정됐던 다른 이집트 신청인들의 판결문과 형식이 비슷하고, 현지 변호사를 통해 메신저로 받았다는 입수 경위도 믿을 만하다고 했습니다. 원고 진술이 일부 엇갈린 점은 기억력의 한계나 통역 과정의 오류로 이해할 수 있는 범위라고 보았습니다.

대법원은 원심이 이런 사정을 살피지 않은 것은 외국 공문서 진정성립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나머지 상고이유는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원고가 난민에 해당하는지는 서울고등법원이 다시 판단하게 되며 환송 후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국 공문서를 증거로 낼 때 챙길 것

필자가 국제 가사 사건을 상담하다 보면, 외국 기관이 발급한 서류를 번역본만 갖춰 내면 충분하다고 여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이 판결이 진정성립 판단에 쓴 요소는 번역보다 문서끼리의 연결과 입수 경위였습니다. 사건번호가 이어지는 공소장 등 관련 서류와 입수 과정을 함께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필자 해설).

진정성립이 인정된다고 곧바로 난민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난민법」 제2조 제1호는 인종·종교·국적·특정 사회집단의 구성원 신분·정치적 견해를 이유로 박해를 받을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 있는 공포를 요건으로 정하고 있어, 판결문은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의 하나로 평가됩니다(필자 대조).

「민사소송법」 제356조 제2항은 공문서의 진정이 의심스러우면 법원이 직권으로 해당 공공기관에 조회할 수 있다고 정하고, 제3항에 따라 외국 공문서에도 준용됩니다. 조회가 막힌 경우에는 신청인이 내는 보강 자료가 더 중요해집니다(필자 해설). 외국 판결을 국내에서 효력 있게 하는 문제는 외국에서 받은 이혼판결, 한국에서도 유효한가에서 다뤘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외국 공문서도 방식과 취지가 맞으면 진정한 공문서로 추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대사관 확인은 바람직할 뿐 필수 요건이 아니며, 형식·내용·입수 경위를 종합해 판단합니다. 셋째, 진정성립은 증거의 문제이고 난민 해당 여부는 별도로 판단됩니다.

외국 공문서를 증거로 내야 하나요?

원본이나 사본, 번역본, 문서를 받은 경위를 보여 주는 메시지나 연락 기록, 처분서와 이의신청 결과를 정리해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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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10. 27. 선고 2025두35271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 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두14269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사소송법」 제356조 [법률 제21993호, 시행 2026. 10. 2.] / 「행정소송법」 제8조 [법률 제21615호, 시행 2026. 5. 12.] / 「난민법」 제2조 [법률 제14408호, 시행 2016. 12. 20.]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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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희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이혼·가사 사건 담당 · 가정법원 조정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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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 판결문(판례속보 공개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는 특정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환송 후 결론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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