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상금 공탁 뒤에도 안 비운 건물, 사용료 낼까

COLUMN · 부동산 / 재개발·수용

작성 2026. 11. 4. | 로엘법무법인 이은비 변호사

재개발 구역의 건물이 수용되고 조합이 보상금을 모두 공탁했는데, 소유자가 보상액에 납득하지 못해 건물을 비우지 않았다고 해 보겠습니다. 어차피 철거할 건물이니 조합에 임대료 같은 손해는 없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대법원은 2026. 3. 12. 이런 사건에서 철거 예정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차임 상당액 청구를 막을 수 없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했습니다. 반면 사업 지연 금융비용은 인과관계를 더 따져야 한다고 했습니다.

Q. 재개발 보상금이 공탁된 뒤에도 건물을 비우지 않으면 조합에 사용료를 물어야 하나요?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에 따르면 원칙적으로 차임 상당액의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 책임이 생길 수 있습니다. 조합이 건물을 임대하지 않고 철거해 사업을 진행하려 했다는 사정만으로는 예외가 되지 않으며, 예외가 되는 특별한 사정은 소유자 쪽이 증명해야 합니다. 환송 후 결론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보상금이 모두 공탁된 뒤 약 11개월간 인도하지 않은 사건

판결문에 따르면 인천의 한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2021. 9. 13.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았고, 지방토지수용위원회는 구역 안 건물과 토지에 대해 수용개시일을 2022. 2. 10.로 정해 수용재결을 했습니다. 조합은 영업권 보상금, 토지·지장물 보상금, 이주정착금·주거이전비 등을 차례로 공탁했고 마지막 공탁일은 2022. 8. 29.이었습니다.

소유자는 2023. 7. 26.에 건물을 인도했습니다. 조합은 그 기간의 차임 상당 부당이득과 선택적으로 같은 취지의 손해배상, 그리고 사업 지연에 따른 추가 금융비용 배상을 청구했습니다. 원심인 인천지방법원은 차임 상당액은 인정하지 않고 금융비용 2,000만 원만 인정했는데, 대법원은 원심판결을 전부 파기해 인천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철거할 건물이어도 차임 상당액은 원칙적으로 인정됩니다

대법원은 불법점유를 당한 소유자는 점유자에게 차임 상당 손해의 배상이나 부당이득 반환을 구할 수 있다는 원칙에서 출발했습니다. 점유가 없었어도 소유자에게 이익이 생길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예외지만, 그 사정은 손실이 없다고 주장하는 쪽이 증명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원심은 조합이 건물을 철거하려 했을 뿐 임대해 수익을 낼 상황이 아니었다며 손해를 부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차임 상당액이 무단 사용의 이익을 돈으로 평가하는 기준일 뿐이고, 해당 부동산이 임대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는 요건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판결은 이 부분에서 대법원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을 참조했습니다.

구분원심(인천지방법원)대법원
차임 상당액철거 예정·임대 상황 아님
→ 손해 부정
그 사정만으로 예외 아님,
특별한 사정은 소유자가 증명
추가 금융비용액수 증명 곤란
→ 2,000만 원 인정
사업 전체 지연과
상당인과관계 심리 필요

사업 지연 금융비용은 인과관계부터 따져야 합니다

금융비용 부분은 소유자에게 유리하게 판단됐습니다. 대법원은 금융비용 손해를 인정하려면 건물 인도가 늦어졌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때문에 정비사업 전체가 지연됐다고 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건물 1층은 157.83㎡로 구역 32,886.90㎡의 극히 일부였고 가장자리에 있어 철거 공사를 실제로 방해했는지 분명하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원심은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로 액수를 정했지만, 대법원은 이 조항이 손해액 증명의 정도를 낮출 뿐 자유재량을 주는 것은 아니고 상당인과관계는 여전히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조합도 이 부분을 상고했지만, 원심에서 전부 이긴 부분이라 상고의 이익이 없어 각하됐습니다.

보상금을 다투는 소유자와 조합이 확인할 것

대법원은 소유자에게 손실보상금이 모두 공탁된 2022. 8. 29.부터 인도 의무가 있었다고 보았습니다. 판결이 참조조문으로 든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1조 제1항은 관리처분계획인가 고시 뒤 종전 권리자의 사용·수익을 막되, 같은 항 제2호에서 손실보상이 끝나지 않은 경우를 예외로 둡니다. 필자 해설로 덧붙이면, 보상금이 모두 공탁된 날이 기준이 된 것도 이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보상금 불복 절차 중의 인도 의무는 이번 판결이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3조는 수용개시일까지 인도할 의무를, 제95조의2 제2호는 이를 어긴 경우의 형사처벌을 두고 있습니다. 2026. 12. 17.부터는 같은 법 제89조의2의 이행강제금도 시행되며, 시행 이후 수용개시일이 오는 경우부터 적용됩니다(수용 토지 안 비우면 이행강제금, 12월 17일부터).

필자가 부동산 상담을 하다 보면, 보상금을 다투는 중에는 건물을 비우지 않아도 손해가 없다고 생각하시는 분을 만나게 됩니다. 이번 판결로 보면 인도를 미룬 기간의 사용료 부담이 생길 수 있어, 보상금 불복과 인도는 나누어 검토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합도 금융비용을 청구하려면 사업 일정이 실제로 밀린 정도를 자료로 남겨 둘 필요가 있습니다. 환송 후 결론과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공탁 뒤 인도를 미룬 소유자에게는 차임 상당액 책임이 원칙적으로 생길 수 있습니다. 둘째, 조합이 철거 예정이었다는 사정만으로 그 책임이 없어지지 않습니다. 셋째, 사업 지연 금융비용은 사업 전체 지연과의 인과관계가 증명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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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3. 12. 선고 2025다217883 판결 / 인천지방법원 2025. 9. 19. 선고 2023나83120 판결 /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63조·제65조·제81조 [법률 제21447호, 시행 2026. 7. 1.] — 국가법령정보센터
·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 제40조·제43조·제45조·제95조의2 [법률 제21901호, 시행 2026. 9. 8.] / 제89조의2·부칙 [법률 제21810호, 제89조의2 시행 2026. 12. 17.] — 국가법령정보센터
· 「민법」 제741조·제750조 [법률 제21454호, 시행 2026. 3. 17.] / 「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법률 제21993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수용 보상에서 빠진 건물, 바로 소송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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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비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대구 근무 / 형사·부동산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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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과 원심 판결문에 기재된 범위로만 서술했고 당사자를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제외했습니다. 인용한 판결은 파기환송 판결로, 소유자의 배상·반환 범위는 환송심에서 정해지며 그 결론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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