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CASE REVIEW · 형사 / 경기북부

작성 2026. 7. 30. | 로엘법무법인 김명희 변호사

"단순 심부름 알바인 줄 알았습니다." 보이스피싱 현금수거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된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입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이 2026년 7월 발표한 검거 실적은, 이 항변이 실제로 어떻게 다뤄지는지 다시 확인해야 할 이유를 보여줍니다.

이 글은 경기북부 지역의 보이스피싱 단속 상황을 계기로, 현금수거 역할에 어떤 죄명이 적용되는지, 법원이 "몰랐다"는 주장을 무엇을 근거로 판단해왔는지, 그리고 조사 초기에 어떤 사실이 쟁점이 되는지를 조문과 확정된 대법원 판례로 정리한 것입니다.

목차
01. 경기북부경찰청, 보이스피싱 검거·예방 실적을 공개했다
02. 현금수거 역할에 적용되는 죄명과 조문
03. 법원은 '몰랐다'는 주장을 어떻게 판단해왔나
04. 이런 사건에서 다툼이 예상되는 지점
05. 구직 중인 사람에게 주는 시사점
자주 묻는 질문

01

경기북부경찰청, 보이스피싱 검거·예방 실적을 공개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26년 7월 27일 보이스피싱 대응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발표 자료에 따르면 피해 예방액은 103억원, 검거 인원은 718명이며 이 가운데 56명이 구속되었습니다. 같은 자료는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검거율이 28.9% 상승하고, 발생 건수는 39.8%, 피해액은 53.9% 감소했다고 밝혔습니다.

경기북부경찰청은 2025년 11월부터 현장경찰의 예방 역량 강화 계획을, 2026년 2월부터는 피싱범죄를 겨냥한 예방활동을 이어왔다고 설명했습니다. 발표에는 수사기관을 사칭한 조직과 중계소 운영 조직을 관내 경찰서가 적발한 사례도 포함되었습니다. 다만 이들 사건은 수사·재판이 진행되는 단계이므로, 이 칼럼은 특정 사건의 유무죄를 다루지 않고 같은 죄명이 적용되는 사건의 법적 구조만 설명합니다.

02

현금수거 역할에 적용되는 죄명과 조문

보이스피싱 조직의 지시로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받아 전달한 사람에게는 단순한 심부름에 대한 책임이 아니라 「형법」 제347조 제1항의 사기죄가 문제됩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여기에 「형법」 제30조가 함께 적용되면,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경우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하게 됩니다. 즉 전화를 걸어 속인 사람이 따로 있더라도 수거 역할을 한 사람이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편 계좌나 카드, 비밀번호 같은 접근매체를 조직에 넘긴 경우라면 사기와 별개의 문제가 추가됩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는 접근매체를 양도하거나 양수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어, 계좌를 빌려준 행위 자체가 독립적인 처벌 대상이 됩니다. 조사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달라지므로, 자신이 한 행위를 정확히 정리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조문규율 내용법정형
형법 제347조 제1항기망으로 재물 교부·재산상 이익 취득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형법 제30조2인 이상 공동 범행 시 각자를 정범으로해당 죄의 법정형
형법 제13조죄의 성립요소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 행위벌하지 아니함(예외 규정 있음)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제1호접근매체 양도·양수 금지별도 처벌 대상

03

법원은 '몰랐다'는 주장을 어떻게 판단해왔나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만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의 공모나 범의가 다른 공범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가 통해 범행에 기여하고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하며, 그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도 족하고 전체 범행의 방법이나 내용까지 구체적으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조직의 전체 구조를 몰랐다는 사정만으로는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같은 판결은 고의와 공모를 인정할 때 살펴야 할 사정들도 제시했습니다. 조직원과 어떤 내용을 어떤 수단으로 주고받았는지, 채용 절차가 통상적인 구직 절차와 얼마나 달랐는지, 현금을 수거하는 방식이 이례적이었는지, 피해자를 만났을 때 어떤 태도를 보였는지, 제3자의 개인정보를 사용했는지, 보수의 규모와 지급 방식이 어떠했는지, 그리고 당사자의 나이와 지능, 경력이 어떠한지가 함께 고려됩니다.

이 사건에서 대법원은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습니다. 필자가 조직범죄 사건을 다루며 확인하게 되는 것도 같은 지점입니다. 다툼의 핵심은 "알았다"는 자백이 있는지가 아니라, 위와 같은 정황이 통상적인 아르바이트로 설명되는지에 있습니다.

04

이런 사건에서 다툼이 예상되는 지점

현금수거 사건에서 다툼이 예상되는 첫 번째 지점은 채용 경위입니다. 구인 글의 문구, 면접 없이 메신저로만 이루어진 연락, 업무 내용에 비해 과도한 일당은 모두 위 판례가 언급한 고려 요소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통상적인 채용 절차를 거쳤고 업무 지시가 정상적인 범위였다는 사정이 확인되면 그 부분은 방어의 근거가 됩니다.

두 번째 지점은 수거 방식과 피해자 대면 상황입니다. 신분을 다르게 소개했는지, 현금을 받는 장소와 방법이 통상적인 거래와 얼마나 달랐는지가 기록으로 남습니다. 세 번째는 중단 시점입니다. 의심이 생긴 이후에도 같은 일을 반복했는지 여부는 미필적 고의 판단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이 세 가지는 진술 이전에 이미 존재하는 자료로 확인되는 사정이므로, 사실과 다르게 정리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05

구직 중인 사람에게 주는 시사점

현금을 직접 받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업무를 제안받았다면, 그 자체를 위험 신호로 보아야 합니다. 정상적인 사업 구조에서 계좌 이체가 가능한 대금을 굳이 현금으로 수거해 전달할 이유는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미 일을 시작한 상태라면 즉시 중단하고, 주고받은 메시지와 입금 내역을 삭제하지 않고 보존하는 편이 낫습니다. 삭제된 기록은 유리한 정황을 스스로 지우는 결과가 되기도 합니다.

조사 연락을 받은 뒤에는 사건이 사기죄 공동정범으로 다뤄질 수 있다는 전제에서 대응해야 합니다. 접근매체를 넘긴 사실이 있다면 그 부분이 별도로 문제되는 점도 함께 정리해야 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현금수거책의 고의는 미필적 인식으로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둘째, 판단의 자료는 진술이 아니라 채용 경위와 수거 방식, 보수 구조 같은 객관적 정황입니다. 셋째, 기록 보존과 중단 시점이 방어의 기초가 됩니다. 사안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변호사의 검토를 받아보시길 권합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고 하면 처벌을 피할 수 있나요?

몰랐다는 주장만으로 고의가 부정되지는 않습니다. 대법원은 현금수거책의 공모와 범의가 피해자의 현금을 수거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으로 충분하고 그 인식은 미필적인 것으로도 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조직의 전체 범행 방법까지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Q. 현금수거 역할만 했는데 사기죄 공동정범이 되나요?

「형법」 제30조는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고 정하고 있어, 수거 역할을 한 사람도 「형법」 제347조 제1항 사기죄의 공동정범으로 다뤄질 수 있습니다. 다른 공범과 순차적 또는 암묵적으로 의사가 통해 범행에 기여했다고 볼 수 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Q. 법원은 수거책의 고의를 무엇으로 판단하나요?

대법원은 조직원과의 의사연락 내용과 수단, 채용 절차의 통상성, 현금수거 방식의 이례성, 피해자를 대면할 때의 행태, 제3자 개인정보 사용 여부, 보수의 규모와 지급 방식, 당사자의 나이·지능·경력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제시했습니다. 객관적 정황이 통상적인 아르바이트로 설명되는지가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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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형법」 제13조, 제30조, 제347조 / 「전자금융거래법」 제6조 제3항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 대법원 판례속보
· 경기북부경찰청 2026. 7. 27. 보도자료 — 경기북부경찰청
· 같은 주 발행 칼럼: 상관모욕죄, 대법원이 27년 만에 기준을 바꿨습니다

김명희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형사 사건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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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공개된 경찰 발표 자료와 확정된 대법원 판결을 바탕으로 한 일반적인 법률 해설이며, 특정 사건 당사자와 무관하고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수사·재판이 진행 중인 사건의 당사자는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됩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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