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한다며 오토바이 몰고 간 사람, 사기일까 절도일까

CASE REVIEW · 형사 / 울산

작성 2026. 10. 27. | 로엘법무법인 박신영 변호사

오토바이를 사겠다며 시승을 청한 손님이 한 바퀴 돌고 오겠다더니 돌아오지 않는다면, 매장은 사기를 당한 것일까요, 도둑을 맞은 것일까요. 사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법원은 절도로 보았습니다.

울산지방법원은 시승을 핑계로 오토바이를 가져가고 술값을 내지 않는 등 여러 범행을 저지른 피고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습니다. 다루는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시승한다며 오토바이를 받아 타고 가 버리면 사기인가요, 절도인가요?

이 사건 법원은 절도로 판단했습니다. 울산지방법원 2026. 6. 29. 선고 2026고단10015 판결(1심, 확정 여부 미확인)은 살 것처럼 시승용 오토바이를 받아 타고 간 행위를 절도로, 수리를 맡기며 잠깐 빌려 달라고 속여 받아 간 행위는 사기로 각각 인정했습니다. 대법원은 속은 사람이 스스로 재물을 넘겨주는 처분행위가 있으면 사기, 주인의 의사에 반해 점유를 빼앗으면 절도로 구분합니다.

울산지방법원이 공개한 오토바이 시승·무전취식 사건

울산지방법원이 2026. 7. 13.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피고인은 2025. 9. 5. 오토바이 매장에서 살 것처럼 행세하며 시가 240만 원 상당의 오토바이를 시승용으로 받은 뒤 한 바퀴 돌고 오겠다며 타고 가 버렸습니다. 이틀 전에는 다른 매장에 고장 난 오토바이 수리를 맡기면서 잠깐 빌려 타겠다고 직원을 속여 중고 오토바이를 받아 갔습니다.

피고인은 2025. 9. 21. 밤 주점에서 대금을 낼 의사나 능력 없이 45만 원어치 술과 안주를 먹고 값을 치르지 않았습니다. 사무실 침입 절도, 출입문 손괴, 무면허운전 등도 함께 재판을 받았고, 모두 사기죄 등의 형 집행을 마친 지 1년이 안 된 누범 기간의 범행이었습니다.

같은 오토바이인데 절도와 사기로 갈린 이유

절도와 사기를 가르는 기준은 피해자가 속아서 스스로 재물을 넘겨주는 '처분행위'가 있었는지입니다.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도12494 판결은 점유자의 의사에 반해 점유를 빼앗으면 절도이고, 속은 사람의 처분행위를 거쳐 재물을 얻으면 사기라고 정리했습니다. 속은 사람이 주인을 위해 재물을 처분할 지위에 있었다면 주인과 달라도 사기가 될 수 있습니다.

물건을 잠깐 건네받은 단계에서는 점유가 아직 주인에게 있다고 본 판례가 있습니다. 대법원 1994. 8. 12. 선고 94도1487 판결은 금은방에서 살 것처럼 목걸이를 받고 화장실에 간다며 달아난 사람에게 절도죄를 인정했습니다.

이 판결문은 두 오토바이 범행의 죄명을 달리 본 이유를 따로 적지 않았습니다. 판례 기준에 비춰 보면, 시승은 잠시 타 보게 한 것이어서 점유가 매장에 남아 있다고 볼 수 있고, 빌려 달라는 말에 속아 내준 것은 처분행위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무전취식은 경범죄일까, 사기일까

무전취식은 경범죄가 될 수도, 사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범죄 처벌법」 제3조 제1항 제39호는 음식을 먹고 정당한 이유 없이 값을 치르지 않은 사람을 1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로 처벌합니다. 이 판결은 처음부터 낼 의사나 능력 없이 낼 것처럼 주문한 점을 사기로 인정했습니다.

경찰이 무전취식에 범칙금 통고처분을 했다면 원칙적으로 같은 행위를 사기로 따로 기소할 수 없습니다. 대법원 2021. 4. 1. 선고 2020도15194 판결은 통고처분 뒤 취소한다는 수사보고서만 작성된 채 상습사기로 기소된 부분을 부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행위(판결문 기준)인정 죄명법정형(범행 당시)
시승한다며
받아 타고 감
절도
형법 제329조
6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
빌려 달라고 속여
받아 감
사기
구 형법 제347조 제1항
10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 벌금
낼 생각 없이
술·안주 주문
사기
(재산상 이익 취득)
위와 같음

'빌린 것'이라는 주장과 형량을 가른 사정

피고인은 수리 기간에 대신 탈 오토바이를 받았거나 매장의 승낙을 받고 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피해자들의 최초 112 신고 내역, 전화 진술을 담은 수사보고서, 피해품 사진과 문자메시지 사진이 근거였습니다.

사기죄 법정형은 2025. 12. 23. 형법 개정으로 20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으로 올랐지만, 「형법」 제1조에 따라 이 사건에는 범행 당시 조문이 적용됐습니다. 법원은 권고형 범위를 징역 1년 6개월~5년 11개월로 보고, 일부 피해자와의 합의를 참작하면서도 동종 전력이 매우 많고 누범 기간에 다시 범행한 점을 무겁게 보았습니다.

매장 운영자와 입건된 사람이 챙길 것

시승이나 대여를 핑계로 물건을 가져간 사람이 연락을 끊었다면, 매장 운영자는 곧바로 신고하고 메시지와 CCTV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사건에서도 최초 신고 기록과 메시지가 판단 근거가 됐습니다.

술값 시비로 입건됐다면 이 판결처럼 처음부터 낼 생각이 있었는지가 쟁점이 될 수 있으므로 결제 수단과 경위를 정리하고, 통고처분을 이미 받았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필자가 울산에서 상담하다 보면, 돌려줄 생각이었다는 설명만으로 충분하다고 여기는 분을 종종 만납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살 것처럼 시승한 뒤 타고 가면 절도, 빌려 달라고 속여 넘겨받으면 사기로 판단됐습니다. 둘째, 무전취식은 경범죄 조항도 있지만, 이 판결은 처음부터 낼 의사·능력이 없었던 점을 들어 사기를 인정했습니다. 셋째, 이 사건은 1심 판결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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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울산지방법원 2026. 6. 29. 선고 2026고단10015 판결(1심, 확정 여부 미확인) — 울산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7. 13. 게시)
· 「형법」 제1조·제329조·제347조 [법률 제22007호, 시행 2026. 10. 2.] / 「경범죄 처벌법」 제3조·제7조~제9조 [법률 제22014호, 시행 2026. 10. 2.]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22. 12. 29. 선고 2022도12494 판결 / 대법원 2021. 4. 1. 선고 2020도15194 판결 / 대법원 1994. 8. 12. 선고 94도1487 판결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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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영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울산 근무)
서울지방변호사회 공정거래법 연수 이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울산지방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게시물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사건은 1심 판결이며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두 오토바이 범행의 죄명 구분 이유는 판례에 비춘 필자의 해설이며, 당사자·상호·장소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하며,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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