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권 없는 주식을 담보로 받았다면, 명의개서부터

COLUMN · 회사·민사

작성 2026. 10. 27. | 로엘법무법인 김강호 변호사

비상장 중소기업에 돈을 빌려주면서 그 회사 주식을 담보로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주권이 없는 회사라면 계약서만 받아 두고, 문제가 생기면 주주로서 이사를 바꾸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대법원은 2026년 5월, 주권 없는 주식을 담보로 받은 채권자라도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않았다면 회사에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회사 대표가 숨진 뒤 주주 자리를 두고 결의가 엇갈린 사건을 이 판결로 정리합니다.

Q. 주권이 발행되지 않은 회사 주식을 담보로 받으면 바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나요?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나도록 주권이 발행되지 않았다면, 주권 없이 맺은 담보 목적 주식양도계약으로 담보권자가 대외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게 됩니다. 그러나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4다321829 판결은 주주명부에 명의개서를 하지 않으면 담보 목적이라도 회사에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

담보로 넘긴 주식, 대표가 숨진 뒤 엇갈린 결의들

판결문에 따르면 주권을 발행한 적 없는 한 부동산 시행 회사의 주식 100주는 회사의 유일한 이사와 그가 이끄는 다른 회사가 절반씩 갖고 있었습니다. 이 회사가 부동산을 사면서 대금 지급을 담보하려고 주식을 제공하기로 했고, 2020년 두 주주는 주식 전부를 채권자에게 넘기는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었습니다.

2021년 말 유일한 이사가 숨지자 2022년 1월 채권자 측이 주주 전원의 서면결의로 새 이사를 뽑았고, 2월에는 다른 회사와 고인의 자녀들이 서면결의로 그 이사들을 해임하고 새 이사를 선임하며 신주 200주도 발행했습니다. 3월에 채권자 측이 다시 임시주주총회로 이들을 해임했고, 해임된 이사들이 그 결의의 부존재·무효 확인을 구했습니다. 1심과 원심은 소를 각하했고 대법원은 상고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주권이 없어도 담보는 성립하지만, 주주권은 명의개서부터

주권이 없는 주식도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났다면 담보로 양도할 수 있고, 그 계약만으로 양도담보의 효력이 생깁니다. 「상법」 제335조 제3항은 주권 발행 전 양도를 회사에 효력이 없다고 하면서도,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나면 예외로 둡니다. 대법원은 이 계약이 이름은 양수도계약이지만 실질은 양도담보이고, 회사가 이행각서 당사자로서 담보를 승낙했으므로 채권자가 대외적으로 주식 전부를 보유하게 됐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회사에 대해 주주권을 쓰는 것은 별개의 문제입니다. 「상법」 제337조 제1항은 주식 이전을 주주명부에 적지 않으면 회사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주주명부상 주주만 주주권을 행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번 판결은 명의개서 청구가 부당하게 지연되거나 거절된 극히 예외적인 사정이 없으면, 채무 담보 목적으로 주식을 받은 사람도 마찬가지라고 확인했습니다.

유일한 이사가 숨져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유일한 이사가 사망해 명의개서를 처리할 사람이 없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예외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원심은 이 사정 등을 들어 채권자 측이 명의개서 없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채권자 측이 「상법」 제386조 제2항에 따라 법원에 일시이사 선임을 청구한 뒤 그 일시이사를 상대로 명의개서를 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계약 후 1년 반 동안 명의개서를 청구한 자료도 없었습니다.

반대편인 고인의 자녀들도 명의개서를 청구하지 않았고, 그들이 주주로 적힌 주주명부는 작성 권한 없는 사람이 만든 것이어서 적법하다고 볼 수 없었습니다. 대법원은 명의개서에 따른 기재가 적법하지 않으면 직전에 적법하게 작성된 주주명부상 주주가 주주권을 행사한다는 법리(대법원 2024. 6. 13. 선고 2018다261322 판결)를 다시 밝혔습니다.

결의·행위대법원의 판단
채권자 측 이사 선임
(2022. 1.)
명의개서 없이 의결권 행사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움
상속인 측 이사 선임
(2022. 2.)
명의개서 없음, 주주명부 작성 권한 없음
유효하다고 보기 어려움
신주 200주 발행
(2022. 2.)
권한 없는 결의와 대표에 의한 발행
신주발행 자체가 부존재
해임된 이사들의 소
(2022. 3. 결의 대상)
적법한 이사·주주가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 없음(각하 유지)

결국 해임된 이사들은 적법하게 선임된 적이 없어 해임 결의를 다툴 이익이 없었고, 대법원은 원심 이유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다면서도 각하 결론은 유지했습니다.

주식을 담보로 받거나 맡길 때 확인할 것

주권 없는 주식을 담보로 받는 채권자는 계약 직후 회사에 명의개서를 청구하고 그 기록을 남겨 두어야 합니다. 회사가 담보를 승낙했더라도 주주명부에 이름이 오르기 전에는 회사에 주주로 행동하기 어렵습니다.

이사가 숨지거나 없어져 회사가 멈췄다면 서면결의부터 할 것이 아니라 일시이사 선임 같은 법원 절차를 먼저 검토해야 합니다. 「상법」 제363조 제4항·제5항의 서면결의는 자본금 10억원 미만 회사에서 주주 전원이 동의할 때 쓸 수 있는데, 결의한 사람이 적법한 주주가 아니면 결의의 효력도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주식을 담보로 내준 주주가 숨진 경우 그 상속인도 명의개서 없이 결의하면 같은 문제가 생깁니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 보면, 주식 담보 계약서만 믿고 주주명부는 한 번도 확인하지 않은 채 경영권 분쟁에 들어가는 분들을 봅니다. 이사 결원 때 법원이 선임하는 일시이사의 역할은 대표권 없이 낸 회사 소송, 추인하면 시효가 멈춥니다에서도 다뤘습니다. 결론은 계약 내용과 명의개서 경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주권 없는 주식도 회사 성립 후 6개월이 지났다면 계약만으로 양도담보가 성립합니다. 둘째, 그래도 명의개서를 해야 회사에 의결권 등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셋째, 대표가 숨진 사정만으로는 예외가 되지 않으므로 일시이사 선임 등 절차를 먼저 밟아야 합니다.

주식 담보 계약서와 이행각서, 주주명부, 법인 등기사항증명서, 명의개서 청구 내역을 갖춰 두시면 검토가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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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대법원 2026. 5. 8. 선고 2024다321829 판결 / 서울고등법원 2024. 10. 10. 선고 2023나2009618 판결 / 대법원 2017. 3. 23. 선고 2015다248342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 2024. 6. 13. 선고 2018다261322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상법」 제335조·제337조·제363조·제386조 [법률 제21044호, 시행 2026. 9. 10.]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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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호 로엘법무법인 변호사 (형사본부)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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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대법원·원심 판결문의 범위로만 서술했고, 회사명과 당사자 신상은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2024다321829 판결은 상고를 기각해 소를 각하한 원심 결론을 유지한 것입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합니다. 개별 사건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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