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금을 엔화로 바꿔 준 사람, 무죄가 나온 이유
CASE REVIEW · 형사 / 인천
작성 2026. 10. 15. | 로엘법무법인 길세철 변호사
대출 업체가 외환 거래실적이 있어야 대출이 나온다며 계좌에 들어온 돈을 엔화로 바꿔 넘기라고 했는데 그 돈이 보이스피싱 피해금이었다면, 책임은 어디까지일까요.
인천지방법원은 이런 경위로 피해금을 환전해 전달한 피고인에게 국민참여재판에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다루는 판결은 1심이며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대출을 받으려고 지시대로 피해금을 환전해 전달했다면 보이스피싱 공범이 되나요? 보이스피싱에 가담한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라도 알고 받아들였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으면 공범으로 처벌할 수 없습니다. 인천지방법원은 대출을 기대하고 조직원 지시를 따랐을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금을 엔화로 환전해 전달한 피고인에게 배심원 4대 3 평결대로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이 판결은 1심으로 확정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인천지방법원이 공개한 엔화 환전 사건
인천지방법원이 2026. 10. 14. 「우리법원 주요판결」로 공개한 판결문에 따르면,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조직원이 대환대출을 미끼로 피해자를 속여 피고인 명의 계좌로 1,170만 원을 이체하게 했습니다. 피고인은 같은 날 조직원 지시에 따라 그중 일부를 100만 엔으로 환전해 다른 현금수거책에게 건넸습니다.
검사는 피고인을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위반의 공동정범으로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은 대출을 받으려면 외환 거래실적을 갖춰야 한다는 조직원의 설명을 믿었을 뿐, 범행을 공모한 적도 고의도 없었다고 다퉜습니다.
유죄가 되려면 미필적 고의와 공모가 증명돼야 합니다
이 법 제15조의2 제1항은 전기통신금융사기를 행한 자를 1년 이상의 유기징역 또는 범죄수익의 3배 이상 5배 이하 벌금에 처하고, 제2조 제2호는 대출을 가장한 기망과 자금 출금까지 그 범위에 넣습니다.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은 수거책의 고의가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하고, 본인이 부인하면 연락 경위·업무 내용·보수 등 간접사실을 종합해 판단하라고 했습니다. 다만 공동정범에는 남의 범행을 알고도 내버려 두는 정도를 넘는 공동가공의 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공동정범 일반 법리를 밝힌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판결(살인 등 사건)의 태도이고, 이 점은 검사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해야 합니다.
배심원 4대 3, 법원이 무죄로 본 다섯 가지 사정
피고인의 희망으로 열린 국민참여재판에서 배심원 7명은 유죄 3명, 무죄 4명으로 평결했고, 법원은 평결을 존중하며 아래 사정을 더했습니다.
| 사정 | 판결문이 든 내용 |
|---|---|
| 연락 경위 | 대출광고 문자를 받고 배우자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먼저 연락함 |
| 기망 방식 | 조직원이 실재하는 금융기관 대출상품을 언급하며 대출이 될 것처럼 속임 |
| 수상함의 해석 | 편법인 '작업대출'은 은밀히 진행되는 성격이라 이상한 지시도 그 절차로 오인했을 가능성 |
| 동기 | 대출 기대 외에는 지시에 따를 이유가 없어 보임 |
| 사후 행동 | 계좌 지급정지 뒤에도 상당 기간 조직원에게 연락해 금융감독원 서류 문제 해결을 요청함 |
법원은 이를 종합해 피고인이 보이스피싱 가담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하고 용인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지 않았다고 보고,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같은 '작업대출' 주장, 수원 판결은 왜 유죄였나
'작업대출인 줄 알았다'는 주장이 늘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수원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6고단558 판결은 계좌로 들어온 피해금을 인출하고 달러로 환전해 넘긴 피고인에게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1심, 확정 여부 미확인).
수원 판결문에는 피고인이 작업 전 법에 저촉되지 않느냐고 걱정했던 문자, 은행에 지시받은 허위 설명을 한 사정, 인출 현금과 얼굴 사진을 보낸 사정, 스스로 비정상적이었다고 한 수사 진술이 나옵니다. 인천 판결문에는 이런 사정이 나오지 않습니다. 같은 주장이라도 판결문에 드러난 구체적 사정이 서로 달랐던 셈입니다.
무죄 판결 뒤에도 남는 것
이 판결은 1심이고 배심원 의견도 4대 3으로 갈렸습니다.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제5항상 평결은 법원을 기속하지 않으며,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이 항소심에서 한층 더 존중해야 한다고 본 것은 만장일치 무죄 평결이 채택된 경우였습니다. 검사가 항소하면 상급심에서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필자가 형사사건을 상담하며 보면, 대출을 받으려 했다는 사정을 뒷받침할 대화 내역과 사후 연락 기록이 남아 있는지가 방어의 출발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출 절차라며 계좌의 돈을 인출·환전해 넘기라는 요구는 그 자체로 거절해야 할 신호입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보이스피싱 공범이 되려면 가담에 대한 미필적 고의와 공모가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돼야 합니다. 둘째, 인천 판결은 대출 기대·사후 연락 등을 근거로 작업대출 오인 가능성을 인정했습니다. 셋째, 이 사건은 1심 판결로 확정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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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인천지방법원 2025고합 전기통신금융사기피해방지및피해금환급에관한특별법위반 판결(국민참여재판, 1심, 사건번호 일부·선고일 비공개, 확정 여부 미확인) — 인천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2026. 10. 14. 게시)
· 수원지방법원 2026. 9. 9. 선고 2026고단558 판결(1심, 확정 여부 미확인) — 수원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 대법원 2024. 12. 12. 선고 2024도10141 판결 / 대법원 2023. 1. 12. 선고 2022도11245 판결 / 대법원 2010. 3. 25. 선고 2009도14065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 제2조·제15조의2 [법률 제22047호, 시행 2026. 10. 2.] / 「국민의 형사재판 참여에 관한 법률」 제46조 / 「형사소송법」 제325조 — 국가법령정보센터
· 관련: '작업대출'인 줄 알았다는 인출책, 보이스피싱 유죄 / 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 몰랐다는 말이 통하지 않는 이유
· 같은 날 발행 칼럼: 남의 차 판매 광고, 6월 3일부터 이미 소유자 동의 필수
| 길세철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원주분사무소) 회생파산·형사 사건 담당 /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 변리사 · 세무사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사실관계는 각 법원이 공개한 판결문과 게시물의 범위로만 서술했습니다. 인용한 두 사건은 모두 1심 판결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당사자·금융기관·장소·소송관계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는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이른바 '작업대출' 자체의 처벌 여부는 다루지 않았습니다. 본 칼럼은 해당 사건의 수임과 무관하며, 개별 사건은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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