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기표했다며 투표지를 찢었다면
COLUMN · 선거
작성 2026. 9. 3. | 로엘법무법인 황인욱 변호사
투표소에서 기표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당황스럽습니다. 용지를 새로 받으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자연스럽습니다.
그런데 대구지방법원이 2026년 9월 2일 홈페이지 「우리법원 주요판결」에 공개한 판결은, 그 순간의 선택이 선거범죄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이 글은 법원이 공개한 비실명 처리본과 「공직선거법」 조문을 근거로 투표지 훼손이 어떤 죄가 되는지를 정리한 것입니다. 아래에서 다루는 판결은 1심이고, 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Q. 잘못 기표했다고 투표지를 찢으면 처벌되나요? 처벌 대상입니다. 「공직선거법」 제244조 제1항은 투표용지·투표지를 은닉·손괴·훼손 또는 탈취한 자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상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이 2026. 8. 28. 선고한 2026고합100103 판결은 이 조문을 적용해 벌금 2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
대구지방법원이 공개한 사건은 이런 내용입니다
판결문에 적힌 사실관계는 짧습니다. 피고인은 2026년 6월 3일 오전 8시 30분경 대구 남구의 한 투표소에서 잘못 기표했다고 말하면서, 대구광역시장선거 투표지를 손으로 세로 방향으로 찢어 훼손했습니다. 법원이 공개한 자료는 비실명 처리본이어서, 이 글에서도 신상이나 투표소 명칭은 다루지 않습니다.
양형의 이유에서 대구지방법원은 피고인이 선거사무원에게서 투표용지를 받아 이미 정상적으로 기표를 마친 뒤였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면서 이 범행이 선거의 공정과 투표의 평온을 해하는 것이어서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벌금형을 넘는 처벌 전력이 없는 점, 관련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채 다소 우발적으로 행동한 것으로 보이고 선거사무 집행을 방해할 적극적인 목적까지는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을 참작했습니다.
벌금 250만 원은 법원이 고를 수 있는 가장 낮은 금액이었습니다
이 판결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벌금 액수 자체가 아니라 그 액수가 놓인 자리입니다. 제244조 제1항은 벌금에도 하한을 두어 500만원 이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대구지방법원은 「형법」 제53조와 제55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정상참작감경을 했고, 판결문은 그 결과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가 벌금 250만 원에서 1,500만 원이 되었다고 적었습니다. 선고된 250만 원은 그 범위의 하한입니다. 판결문은 이 죄에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밝혔습니다.
주문에는 벌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한다는 환형유치와 가납명령도 함께 담겼습니다. 형사 사건을 맡다 보면 순간의 감정에서 나온 행동이 예상보다 무거운 조문에 걸리는 경우를 보게 됩니다.
| 투표소에서의 행위 | 근거 조문 | 법정형 |
|---|---|---|
| 투표용지·투표지 훼손·탈취 | 제244조 제1항 | 1년~10년 징역 또는 500만~3천만원 벌금 |
| 기표소 안에서 투표지 촬영 | 제166조의2 제1항 제256조 제3항 제2호 |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 |
| 소란 언동 뒤 퇴거명령 불응 | 제166조 제1항 제256조 제3항 제2호 |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 |
| 투표에 간섭하거나 투표를 공개 | 제242조 제1항 제1호 | 3년 이하 징역 |
대법원은 이 조문을 좁게 읽지 않았습니다
제244조는 여러 행위 유형이 나란히 놓인 조문이고, 대법원은 각 유형을 독립적으로 보아 왔습니다. 대법원 2004. 8. 20. 선고 2003도8294 판결은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44조에 관하여, 선거와 관련해 선거사무관리 관계자를 폭행·협박하면 그 자체로 구성요건에 해당하고, 투표소나 개표소를 소요·교란한 경우에 한정해 해석할 것은 아니라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1도4516 판결은 같은 조문의 선거사무에 종사하는 자에, 선거관리위원회가 자체 규정으로 위촉해 그 지휘·감독 아래 선거사무를 맡은 사람도 포함된다고 보았습니다. 두 판결은 폭행 유형에 관한 것이지만, 조문을 좁게 읽지 않는 태도는 훼손 유형에도 이어집니다. 제244조 제1항은 투표용지와 투표지를 나란히 적어 두어, 기표 전인지 후인지를 가리지 않습니다.
잘못 기표해도 새 용지는 받을 수 없습니다
「공직선거법」 제157조 제5항은 투표용지를 교부받은 후 그 선거인에게 책임이 있는 사유로 훼손 또는 오손된 때에는 다시 이를 교부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잘못 기표했다는 이유로 새 용지를 받을 길은 없다는 뜻입니다. 제167조 제3항은 기표한 투표지를 공개할 수 없고 공개된 투표지는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어, 다른 사람에게 보여 확인받는 방법도 허용되지 않습니다.
선거범죄는 진행 속도도 다릅니다. 제268조 제1항은 이 법에 규정한 죄의 공소시효를 해당 선거일 후 6개월로 정합니다. 이 사건도 선거일이 2026년 6월 3일인데 같은 해 8월 28일에 1심 선고가 있었습니다.
벌금형이라도 확정된 뒤에 남는 것이 있습니다. 제266조 제1항은 제244조를 포함한 선거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람은 그 형이 확정된 후 5년간 같은 항 각 호의 직에 취임하거나 임용될 수 없고, 이미 취임·임용된 사람은 그 직에서 퇴직된다고 정합니다. 각 호에는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 각급 선거관리위원회 위원, 정당의 당원이 될 수 없는 사립학교 교원 등이 들어 있습니다. 후보자가 아닌 유권자에게도 남을 수 있는 제한입니다.
투표소에서의 행위로 조사 통지를 받으셨습니까? 선거범죄는 공소시효가 짧아 수사와 기소가 빠르게 진행됩니다. 당시의 경위와 기표 진행 정도, 현장 조치를 시간 순서대로 정리해 두시면 적용 조문과 다툴 지점부터 검토됩니다. |
참고자료
· 「공직선거법」 제157조·제166조·제166조의2·제167조·제242조·제244조·제256조·제266조·제268조 [시행 2026. 4. 22., 법률 제21577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구지방법원 2026. 8. 28. 선고 2026고합100103 판결 — 대구지방법원 우리법원 주요판결 (2026. 9. 2. 게시, 비실명 처리본)
· 순간의 다툼이 형사사건이 될 때: 폭행과 상해, 합의의 효력이 갈립니다
· 벌금형과 양형 참작 사유: 공탁을 했는데도 감형이 되지 않는 이유
· 같은 날 발행 칼럼: 불송치 이의신청, 10월 2일부터 3개월입니다
| 황인욱 로엘법무법인 파트너변호사 (대구 근무) 대한변호사협회 등록 형사법 전문 변호사 경북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졸업 변호사 프로필 보기 |
|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인용한 대구지방법원 판결은 1심이고, 항소·확정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법원 공개 자료가 비실명 처리본이어서 피고인 신상과 투표소 명칭은 적지 않았습니다. 인용한 대법원 2001도4516·2003도8294 판결은 구 공직선거및선거부정방지법 제244조의 폭행 유형에 관한 것이고, 투표지 훼손 유형의 확정 대법원 판례는 확인하지 못해 인용하지 않았습니다. 선거범죄 통계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의 세부 내용도 원문 미확인으로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개별 사건의 결론은 행위 태양과 경위에 따라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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