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좌이체와 현금인출, 죄명이 갈립니다
COLUMN · 형사
작성 2026. 9. 10. | 로엘법무법인 송개동 변호사
남의 카드나 계좌를 손댄 사건은 죄명이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같은 카드라도 현금을 뽑았는지, 이체를 했는지, 온라인 결제를 했는지에 따라 적용 조문이 갈립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형법」 제347조의2의 컴퓨터등 사용사기죄는 재산상의 이익만을 객체로 삼고 있어서, 손에 쥔 것이 현금이면 이 조문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 목차 |
| 01. 이 조문은 재산상의 이익만 다룹니다 02. 현금을 뽑으면 절도가 됩니다 03.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한다는 것 04. 피해자가 누구인지가 또 하나의 쟁점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
01
이 조문은 재산상의 이익만 다룹니다
「형법」 제347조의2는 컴퓨터등 정보처리장치에 허위의 정보 또는 부정한 명령을 입력하거나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ㆍ변경하여 정보처리를 하게 함으로써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3자로 하여금 취득하게 한 자를 처벌하는 조문입니다.
제347조의 사기죄가 재물의 교부와 재산상의 이익을 나란히 적는 것과 달리, 제347조의2에는 재물이 없습니다. 이 차이가 죄명을 가릅니다.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178 판결이 이 점을 명시했습니다. 형법은 재산범죄를 객체에 따라 재물죄와 이득죄로 나누고 제347조의2는 객체를 재산상의 이익으로만 한정하므로, 절취한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재물에 관한 범죄여서 이 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02
현금을 뽑으면 절도가 됩니다
현금 인출에 붙는 죄명은 절도죄입니다. 대법원 2006. 7. 27. 선고 2006도3126 판결은 명의를 모용해 발급받은 카드로 현금대출을 받은 행위를, 카드회사의 의사는 카드 명의인에게 허용한 것일 뿐이므로 관리자의 의사에 반해 현금을 자기 지배하에 옮긴 절도죄라고 보았습니다. 반면 같은 카드로 ARS나 인터넷을 통해 신용대출을 받은 행위는 컴퓨터등 사용사기죄가 된다고 했습니다.
현금 인출이 언제나 절도인 것도 아닙니다. 대법원 2006. 3. 24. 선고 2005도3516 판결은 현금카드를 건네받은 사람이 위임 금액을 초과해 인출한 사안에서, 초과 금액이 인출되도록 입력한 행위는 그 차액 상당액에 관한 컴퓨터등 사용사기죄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 행위 | 얻은 것 | 죄명 · 판례 |
|---|---|---|
| 타인 카드로 현금자동지급기 인출 | 현금(재물) | 절도 2003도1178 · 2006도3126 |
| 위임 금액을 초과해 인출 | 초과분 상당 재산상 이익 | 컴퓨터등 사용사기 2005도3516 |
| ARS·인터넷으로 신용대출 | 재산상 이익 | 컴퓨터등 사용사기 2006도3126 |
| 타인 카드번호로 온라인 결제 | 재산상 이익 | 컴퓨터등 사용사기 2024도19846 |
03
권한 없이 정보를 입력한다는 것
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은 두 요소를 정리했습니다. 정보처리는 사기죄의 처분행위에 상응하므로 직접적으로 재산처분의 결과를 초래해야 하고, 재산상 이익 취득은 사람의 처분행위가 개재됨이 없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같은 판결은 이어서, 가맹점이나 금융기관의 사이트·애플리케이션에서 타인의 승낙 없이 그 인적사항과 신용카드 번호·비밀번호를 입력해 대금을 결제하거나 신용대출을 받는 행위는 권한 없는 정보 입력으로서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컴퓨터등 사용사기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세 행위태양 중 범위가 가장 넓게 다투어지는 것은 부정한 명령의 입력입니다.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1도4440 판결은 이를 사무처리시스템에 예정된 사무처리의 목적에 비추어 지시해서는 안 될 명령을 입력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프로그램 오류를 적극적으로 이용한 행위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04
피해자가 누구인지가 또 하나의 쟁점입니다
계좌이체 사건에서는 누가 피해자인지가 결론을 바꾸기도 합니다. 대법원 2007. 3. 15. 선고 2006도2704 판결은 친족 소유 예금통장을 절취해 그 친족 명의 계좌의 잔고를 자기 계좌로 이체한 사안에서, 이중지급 위험을 부담하게 되는 그 친족의 거래 금융기관이 피해자라고 보았습니다. 「형법」 제354조가 제328조를 준용해 친족 사이의 범행을 따로 규율하지만, 이체 부분의 피해자가 금융기관이면 그 규율이 적용되지 않습니다. 절취한 부분과 이체한 부분의 취급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제347조의2는 재산상 이익만 객체로 하므로 현금 인출은 원칙적으로 절도입니다. 둘째, 타인 명의 정보를 권한 없이 입력해 결제나 대출을 받으면 이 죄가 됩니다. 셋째, 계좌이체 사건에서는 피해자가 금융기관일 수 있습니다.
FAQ
자주 묻는 질문
Q. 남의 카드로 현금을 뽑으면 컴퓨터등 사용사기인가요?
대법원 2003. 5. 13. 선고 2003도1178 판결은 「형법」 제347조의2가 객체를 재산상의 이익으로만 한정하므로, 절취한 신용카드로 현금을 인출하는 행위는 재물에 관한 범죄여서 이 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6. 7. 27. 선고 2006도3126 판결은 이를 절도죄로 보았습니다.
Q. 타인 명의 카드번호로 온라인 결제를 하면 무슨 죄가 되나요?
대법원 2025. 3. 13. 선고 2024도19846 판결은 가맹점이나 금융기관의 사이트·애플리케이션에서 타인의 승낙 없이 그 인적사항과 신용카드 번호·비밀번호를 입력해 결제하거나 대출을 받는 행위를 권한 없는 정보 입력으로 보아, 가맹점이나 대출금융기관에 대한 컴퓨터등 사용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Q. 컴퓨터등 사용사기죄의 법정형은 어떻게 되나요?
「형법」 제347조의2는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하고 있어 제347조 사기죄와 법정형이 같습니다. 제352조에 따라 미수범도 처벌되고, 제353조는 10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할 수 있도록 규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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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형법」 제329조·제347조·제347조의2·제352조·제353조·제354조 [법률 제21450호, 시행 2026. 9. 13.] — 국가법령정보센터
· 대법원 2003도1178 · 2005도3516 · 2006도3126 · 2006도2704 · 2011도4440 · 2024도19846 판결 — 국가법령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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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개별 사안에 대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이 글은 구성요건과 죄명이 갈리는 지점만 다루며, 법정형 상향의 개정 이력과 양형기준·선고 통계는 원문을 확인하지 못해 기재하지 않았습니다. 「형법」 제328조의 개정 경위는 별도의 글에서 다루어 여기서는 결론만 인용했고, 「여신전문금융업법」·「전자금융거래법」의 별도 처벌 조문은 이 글의 범위가 아닙니다. 개별 사건은 이용한 경로와 권한의 범위에 따라 결론이 달라지므로 변호사와 상담하시기 바랍니다. 광고책임변호사: 이태호 | © LAWL LAW FIR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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